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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수명론- 이우근 숙명여대 석좌교수



등록일   |   2018. 02. 06

컬럼 국가수명론

“불굴의 개척정신, 허리띠를 졸라맨 인고의 열정으로 무장한 건국 1세대는 사막처럼 황량한 여건 속에서도 강한 연대의식으로 굳게 뭉쳐 서로의 피와 땀을 밑거름 삼아 힘겹게 나라를 세운다. 그 뒤를 잇는 제2세대는 선대가 물려준 기틀 위에서 나라를 발전시키고 번영과 안정을 추구하지만, 안일과 풍요 속에서 처음의 연대의식을 점차 상실하고 권력투쟁의 내분으로 국가의 기반을 약화시킨다. 그 후 제3세대에 이르면 선조들이 어떤 역경 속에서 어떻게 나라를 세우고 지탱해 왔는지 까맣게 잊어버린 채 지독한 개인주의와 끝 모를 향락으로 공동체의 연대성을 잃어버리고 종내 나라의 파멸을 맞게 된다.”

14세기 아라비아의 역사가 이븐 할둔이 ‘역사서설’에 남긴 통찰이다. 국가수명론(國家壽命論)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곱 권의 ‘이바르(省察)의 책’ 중 제1권인 ‘역사서설’은 아놀드 토인비가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저작’이라고 감탄한 불후의 명저다.
튀니지에서 태어나 이집트의 법관을 지낸 할둔은 ‘아라비아의 몽테스키외’로 불리는 탁월한 계몽 사상가인데, 몽테스키외보다 350년이나 앞선 인물이니 오히려 몽테스키외를 ‘프랑스의 할둔’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으련만 서구인들의 자만심이 이를 수용할 리 없다.

할둔의 국가수명론은 7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우리 역사의 현장에도 엄숙한 가르침으로 다가온다. 국가 지도층이 투철한 연대의식으로 뭉쳐 국민통합에 앞장설 때는 나라의 진로가 순탄했지만, 서로 나뉘어 당파싸움을 일삼을 때는 온 민족이 가시밭길을 헤매야 했다.
대한민국의 제1세대, 제2세대는 전쟁과 국토분단, 인권과 자유의 제약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피땀 흘려 나라의 기틀을 세우고 오늘의 여기까지 발전시켜왔다. 건국 73년을 맞는 이 시대는 어떤가. 선인들의 희생을 망각한 채 안일과 나태에 빠진 제3세대가 아닌가.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온 나라가 이토록 극과 극으로 나뉘어 싸움질만 해댈 수 있는가.

아무리 원수 같은 사이라도 살다보면 가끔은 뜻이 맞는 경우도 있으련만, 이 나라 정치인들은 무슨 조화인지 사사건건 서로 헐뜯기만 할뿐 화합하고 포용하는 경우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국회의원 세비 인상 때 말고는…. 국가공동체의 연대의식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동기는 오직 하나, 상대편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이다. 목적도 오직 하나,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권을 잡으려는 것이다. 나라와 사회의 어떤 현안도 결국은 좌우의 진영 싸움으로 환원되고 만다.
스스로 보수와 진보의 이름을 내세우지만, 보수의 가치도 모르고 진보의 비전도 갖추지 못한 얼치기 보혁(保革)일 따름이다. 국민의 가슴엔 한기가 그득하다. 이처럼 불행한 국민이 또 있을까. 이런 정치판을 만든 것이 비록 국민이긴 하지만….

오늘 우리의 현실은 120여 년 전의 갑오경장이 친일·친중·친미·친러파의 싸움 끝에 실패한 뒤 곧바로 나라가 멸망한 뼈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분열과 갈등의 속살을 낱낱이 헤집어보면 한낱 포말(泡沫)처럼 부질없는 다툼에 불과할지 모른다. 나라의 존립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릴 만큼 절체절명의 싸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안일과 사치의 나태에 빠져 지난 세대가 지녔던 연대성을 상실하고 서로의 이해 앞에 대립, 분열하면 새로운 연대의식으로 결집된 외부세력에 의해 멸망할 수밖에 없다.” ‘역사서설’의 두려운 결론이다.

국가수명론은 14세기의 이슬람이라는 특수한 환경에만 적용되는 교훈이 아니다. 시공을 초월한 보편적 역사법칙이다. 첨단 문명의 21세기에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옛 법관이 남긴 가르침을 새삼 되새기는 뜻은 다른 데 있지 않다. 핵을 거머쥔 선군(先軍) 북한의 끊임없는 무력 도발, 거침없이 전쟁국가로 회귀하는 일본의 재무장,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무력 증강 등 우리를 둘러싼 세습독재와 제국주의의 망령에 또다시 나라의 운명이 휘둘리는 비극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맹자의 경고가 채찍처럼 다가온다.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를 업신여긴 뒤에 남이 업신여기고, 집안은 반드시 스스로 망친 뒤에 남이 망치며,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를 해친 뒤에야 외적의 공격을 받게 된다.”(夫人必自侮 然後人侮之 家必自毀 而後人毀之 國必自伐 而後人伐之 - 孟子/離婁/上). 
대한민국의 제3세대가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죽비(竹篦)의 교훈이다.

이 우 근 (법무법인 충정 고문 / 숙명여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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