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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잡 셰어링?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등록일   |   2013. 06. 18

대한민국이 묘하다.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세금을 내면, 그 세금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열심히 자기 잇속들을 챙긴다. 그런데, 그렇게 자기 잇속을 챙기는 일이 좋은 명분까지도 얻는다. 정부와 공무원들 이야기다. 그러니 대한민국 최고의 직업이 공무원이고, 공무원이 되고자 수많은 젊은이들이 오늘도 머리 싸매고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달리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정부가 공무원들의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나누기를 하겠다고 한다. 정규직 공무원들 중 희망자들을 시간제 공무원으로 전환시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게 한 다음 이들의 잔여근로시간을 새로 뽑는 비정규직 시간제 공무원에게 배정한다는 것이다. 시간제 공무원으로 전환되어 파트타임으로 근무를 하더라도 이들의 정규직 지위는 계속 유지된다. 새로 채용되는 비정규직 시간제 공무원은 근로기간이 정해진 계약직으로 뽑지만, 대우는 정규직에 준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져 있다.


안전행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자녀를 키우는 여성공무원 등 하루 4시간 근무를 선호하는 공무원들이 상당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안전행정부 제1차관은 양질의 시간제 공무원을 적극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잡 셰어링’(Job sharing)을 통해 실업난 해소와 일자리창출에 정부가 앞장선다는 명분까지도 챙긴다.


정부가 이런 정책을 꺼내든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공약인 동시에 핵심 국정과제인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64% 정도로, 국정과제를 완수하려면 고용률을 2017년까지 6%포인트 올려야만 한다. 214만 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아무리 급해도 할 것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공무원 숫자를 늘려 큰 부작용 없이 실업난이 해소된다면야 어느 정부라고 그것을 마다하겠는가? 그리스는 전체 노동인구의 4분의 1이 공무원이었고, GDP53%가 이들에 대한 인건비로 나갔다. 민간 기업의 활력을 통해 정상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신 공무원 증원이라는 손쉬운 편법을 택했던 결과 나라가 파탄이 났다.


명분이야 어찌 되었든 이번 조치는 공무원 증원과 정부의 몸집불리기로 귀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 이유는 먼저, 정부는 이번 정책으로 공무원이 증원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이는 반쪽만의 진실이다. 하루 4시간 일하는 시간제 공무원은 정원을 1명이 아닌 0.5명으로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공무원 증원이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다. 공무원 증원과 정부의 몸집 불리기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하다. 하지만, 시간제 공무원의 경우 정원을 0.5명으로 계산해서 정원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해도, 이들에게 들어가는 인건비는 반드시 늘어나게 되어 있다. 공무원의 봉급은 물론 복리후생비와 공무원연금 등이 덩달아 0.5가 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정규직 공무원을 신규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공무원을 채용해서 일자리를 나누겠다는 것도 정부의 몸집불리기 비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정규직 공무원 일자리를 나누어 이를 신규 채용하는 정규직 공무원에게 나누어 준다면, 당장 공무원 증원이라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정규직 공무원의 일자리를 쪼개 신규 채용하는 비정규직 공무원에게 준다고 하면 공무원 증원이라는 비난 여론을 일단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좀 더 장기적인 포석이다. 정부는 신규 채용되는 비정규직 시간제 공무원을 기회만 오면 정규직 공무원으로 전환시킬 것이다. 그 기회란 물론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가 커다란 이슈가 되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자연스럽게 명분을 얻을 때이다. 그동안 정부는 틈만 나면 솔선수범한다며 비정규직 공무원을 정규직화한다고 공언해왔고, 또 그렇게 해왔다. 이번에 새로 채용되는 비정규직 시간제공무원도 언제든 정규직공무원으로 전환될 것이다.


지난 522일에는 전국 71개 상공회의소 회장단이 정기회의를 열고, 노동, 환경 규제 입법 자제와 엔저 대응책 마련 등 5개항의 요구사항을 담은 공동 발표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창출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정책으로 노동 규제 강화경제민주화 입법화를 꼽았다. 정년연장, 대체휴일제 도입, 비정규직과 사내하도급 규제, 대형마트와 SSM 규제 등등 민간 기업의 활력을 빼앗고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 정책들이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가 살아나고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민간의 활력을 틀어막고, 그 자리를 정부가 대신해서 정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되는 이런 일자리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 그리스의 경우에서도 보았듯이 큰 정부-작은 시장은 우리를 번영이 아닌 파탄의 길로 이끄는 조합이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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