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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 사회적 강자는 누구인가?



등록일   |   2013. 10. 18

사회적 약자? 사회적 강자는 누구인가?*

* 이 글은 사회적이란 용어의 미신(한국경제연구원, 2013)에 수록된 글을 축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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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요즘 많이 사용되는 용어 중의 하나가 바로 사회적 약자라는 용어다. 한국경제신문 검색란에서 사회적 약자라는 검색어를 넣어보면, 사회적 약자라는 용어는 1990년대 초반부터 등장을 하지만, 본격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이다. 그 이전에는 사회적 약자라는 용어보다는 경제적 약자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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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1996~1997년이 되면 우리 사회에 사회적 약자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게 되고, 또한 이때부터 사회적 약자는 경제적 약자만이 아니라 여성, 아동, 노인, 장애인 등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권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불평등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서의 약자(弱者)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Naver 지식백과에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는 '신체적 문화적 특징으로 인해 사회의 주류 집단 구성원에게 차별받으며, 스스로도 차별받는 집단에 속해 있다는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Naver 지식백과, 청소년을 위한 사회학 에세이, 나도 사회적 약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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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에는 누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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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사회적 약자는 여성이다. 남녀가 성()에 따른 법률적, 사회적, 경제적 차별을 받지 않고 동등한 지위와 권리, 의무를 가져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여성에 대한 명시적 혹은 묵시적 차별이 존재하며, 따라서 여성은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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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정부의 보호를 받아야만 한다고 한다. 상징적인 여성보호정책은 여성할당제이다. 여성들이 사회·경제적으로 차별을 받는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고용이나 승진 등에서 일정 비율의 여성을 반드시 의무적으로 채용하거나 승진에 포함시켜야만 한다는 규정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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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도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로 불린다. 그래서 사회적 약자인 이들 근로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최저임금제도도 시행하고 주5일제도 강제하고, 정년도 법률로 연장시키고, 해고를 극히 어렵게 만든다. 그런데, 근로자들이 사회적 약자라고는 하지만, 이들은 중소기업이나 납품업체 사용자나 근로자들에 비하면 엄청난 사회적 강자가 되어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존재가 된다. 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이 2006년 파업을 벌이자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납품업체 사장은 사회적 약자인 중소기업 노동자들을 좀 생각하면서 파업을 벌였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한다. 여기서 근로자는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근로자 중에서도 대기업 근로자는 사회적 강자, 중소기업 및 납품업체 근로자는 사회적 약자라는 도식이 새롭게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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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아동, 청소년도 우리 사회에서는 사회적 약자로 자주 언급된다. 고령자고용촉진법을 시행하고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국민행복연금을 도입하는 명분도 노인이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임차인도 사회적 약자로 자주 언급된다. 임차인들은 임대료 문제, 임대차 기간의 불안정성, 임차 건물에 대한 등기의 어려움 등 각종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법적 장치로서 임대차보호법을 제정하고 규제를 강화해서 이들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을 보호해야만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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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아닌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사회적 약자다. 서울대를 위시한 수도권의 주요 대학들이 지방 소재 고등학교 출신 학생들을 일정비율 의무적으로 합격시키는 지역할당제를 도입하는 것이나, 여러 기업에서 지방대학 출신 학생들의 의무채용비율을 설정하는 제도도 지방출신 및 지방대학 출신들을 사회적 약자로 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서울에 살거나 서울에 소재하는 대학을 다닌다는 것이 곧 사회적 강자라는 말이 되며, 이에 따라 여러 가지 불합리한 규제와 불이익을 받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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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민주노동당의 주장에 따르면 공무원도 사회적 약자다. 2002년 당시 민주노동당 소속의 울산 동구청장과 북구청장이 공무원 노동자들의 연가를 허용했다는 이유로 행자부가 경고방침을 밝히자, “사회적 약자인 공무원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위해 원칙을 지킨 두 구청장의 행동을 높이 평가하며 이런 일로 징계를 받는다니 참으로 자랑스럽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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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라는 용어는 사람만이 아니라 기업에도 적용된다. 예를 들어 부여국유림관리소는 2013년도 각종 사업에 필요한 물품을 사회적 약자 기업인 지역 중소기업 및 장애인 제품으로 우선 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서울의 은평구도 사회적 약자 기업의 경영안정을 위해 이들 사회적 약자 기업 제품의 우선 구매는 물론 문화공연이나 각종 행사 시 수의계약을 통해 우선권을 주며, 민간에서 진행되는 용역의 30% 이상을 이들 기업에 지출하는 정책도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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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강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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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회적 약자들의 반대편에는 항상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강자가 존재하게 마련이다. 다시 말하면, 사회적 약자를 언급하는 배후에는 항상 사회를 강자와 약자로 이분하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숨겨져 있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에 대해서는 사회적 강자인 남성이 있으며,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사회적 강자인 기업인 혹은 사용자가 존재한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 대해서는 사회적 강자인 비장애인이 있으며, 사회적 약자인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는 사회적 강자인 대한민국 국민이 존재한다. 사회적 약자인 노인과 아동, 청소년에 대해서는 청년과 중장년층이 사회적 강자로 군림하며,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정규직 근로자와 사용자가 존재한다.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사회적 강자로서 횡포를 부리고 있으며, 사회적 약자인 노숙인에 대해서는 네 개의 벽과 지붕이 있는 집에서 잠을 자는 모든 사람들이 사회적 강자로 부상한다. 사회적 약자인 동네수퍼와 골목상권,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대형 유통업체, SSM이 사회적 강자로서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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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회적 약자를 이렇게 나열하다 보니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도대체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많은 사회적 약자들이 있는데, 이들이 진정한사회적 약자인가? 그리고, 역으로 진정한사회적 강자는 누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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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뺄셈을 한 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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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대한민국 국민 중 아동과 청소년은 사회적 약자다. 그렇다면 아동과 청소년을 제외한 모든 성인 남녀는 사회적 강자가 된다. 아동과 청소년을 제외한 모든 성인 남녀 중 여성은 사회적 약자다. 따라서 모든 성인 남성은 사회적 강자다. 성인 남성 중 남성 노인은 사회적 약자다. 그렇다면 모든 성인 남성 중 청년, 중장년층이 사회적 강자가 된다. 모든 청, 중장년 중 비정규직 근로자는 사회적 약자다. 따라서 모든 청, 중장년 중 정규직 근로자와 이들을 고용하고 있는 사용자는 사회적 강자다. 이들 중 근로자는 사회적 약자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에서 이제 사회적 강자로는 사용자만이 남는다. 그런데 사용자 중에서도 영세·중소기업 사용자가 있고 대기업 사용자가 있다. 영세·중소기업은 사회적 약자이고, 대기업은 사회적 강자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사용자는 사회적 약자이고, 대기업의 사용자는 사회적 강자가 된다. 이제 대기업의 사용자만이 사회적 강자로 남는다. 그런데, 이 대기업의 사용자들은 대부분 나이를 먹은 노인들이다. 그리고 노인들은 사회적 약자다. 이렇게 사회적 약자를 제외시키는 뺄셈을 계속하다보면 남게 되는 사회적 강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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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다보니 사회적 약자가 과연 누구인지, 그것을 언급하는 자들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가 되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사회적 약자 용어 사용은 스스로 자체 모순에 빠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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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 운운은 정치권의 복지와 규제 명분쌓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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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모든 것은 사회적 약자라는 용어로 통한다. 사회적 약자라는 용어와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명분은 만병통치약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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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귀결이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언급은 통상 사회적 약자가 겪는 문제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이고, 이를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논의로 이어진다. 다시 말하면, 사회적 약자 운운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복지 및 규제 논의와 직결되고 있다. 사회적 약자 관련 논의는 당연히 정부나 정치권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거나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시행하기 위한 명분 쌓기의 주요한 재료가 된다. 예를 들어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은 사회적 약자 돕기를 명분으로 하는 각종 복지혜택의 하나이고, 사회적 약자 보호를 명분으로 하는 대형마트와 SSM의 휴일영업 규제와 품목제한 등 각종 규제가 두 번째다. 이런 정책 모두가 정부와 정치권의 힘과 권한을 늘리고, 정부의 몸집을 크게 만드는 것들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경찰청은 경찰을 37백명 증원한다고 하면서 그 이유로 아동·청소년 보호, 성폭력 대응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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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위대한 수상이었으며, 최초의 여성 수상이었던 마가렛 대처는 솔직히 사회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이 있고 가족이 있을 뿐이다.”고 하면서 개인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 약자'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복지정책으로 통칭되는 각종 지원과 특혜를 제공할 정당성을 확보하는 충분한 명분으로 사회적 약자라는 용어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사회를 강조하고, 존재조차 불명확한 사회적 약자를 들먹이는 것은 정치권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고, 정부와 관료들이 자신들의 몸집을 불리기 위해 사용하는 정치적·주술적 용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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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2032.co.kr/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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